생생 진로정보
미디어 속 직업 탐구

우리가 현실에서 접할 수 있는 직업 세계는 그리 넓지 않습니다. 부모님을 비롯한 친인척들의 직업, 그리고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직접 이용하게 되는 서비스(마트나 은행, 병원이나 약국처럼) 관련 종사자, 혹은 학교 선생님처럼 일상생활을 하며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직업들이 전부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보다 훨씬 다양한 종류의 직업을 드라마나 영화, 혹은 책 등의 미디어를 통해 접하고 간접 경험할 기회를 가집니다.
오늘은 최신 드라마 속 주인공의 직업, 그리고 영화 속 이색 직업에 대해 몇 가지 살펴보고 미디어 속 직업 세계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봅시다.
최신 드라마 속 직업
1) 기자 (드라마 <피노키오> 박신혜, <힐러> 유지태)
기자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건∙사고, 스포츠, 정치, 문화 소식, 생활정보, 그리고 세계 각국에서 일어나는 일 등을 기사화하여 방송, 신문, 인터넷 등의 매체를 통해 신속하게 제공하는 사람으로 비교적 잘 알려진 직업입니다. 드라마에서 나오는 것처럼 기자의 근무 시간은 불규칙적이며, 출퇴근 시간 역시 일정치 않은데요, 이것은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언제든지 현장으로 가서 취재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기사의 마감 시간을 지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기사 마감 시간, 타 언론사와의 취재 경쟁, 특종과 기사 아이디어 등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고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사건·사고 등으로 늘 긴장감 속에서 생활하는 편이지요. 드라마에서 나오는 것처럼 진실을 알리려는 노력에 반하는 외부의 압력이 있을 수도 있으므로 언론인으로서의 사명을 가지고 윤리 의식을 지켜나가는 자세가 필요하겠습니다.
방송사나 신문사는 대졸 이상, 잡지사는 전문대졸 이상으로 학력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아 통상적으로 기자가 되기 위해서는 전문대졸 이상의 학력을 갖춰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기자에게는 무엇보다 사회를 냉철하게 바라보는 시각과 언변, 글쓰기 등의 훈련이 필요한데요, 특히 기자는 많은 사람을 만나 취재하고 인터뷰하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있어야 하며, 기사 작성에 필요한 작문 실력을 길러두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전문 기자라 하여 의학, 법학, 문학 등과 같이 특정 전문 분야의 전문 지식을 갖춘 기자를 뽑기도 하는데, 전문 기자가 되기 위해서는 해당 분야의 전공자이거나 의사, 변호사 등의 전문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2) 검사 (드라마 <펀치>김래원)
검사는 각종 범죄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사람으로서 범죄를 수사하여 죄가 있다고 생각되면 재판을 청구하여 법의 정당한 적용을 요청하는 일을 합니다. 검사는 민생 치안과 직결되는 형사 사건을 수사하거나 우리 사회의 고질적 비리 사건인 특수 사건을 직접 수사합니다. 그래서 검사는 사무실이나 법정에 근무하기도 하지만 수사를 위해 현장에 나가 조사를 하는 등 외근도 많다고 합니다. 사건 접수 후 면담이 끝나면 검사는 사법 경찰관을 지휘, 감독하여 범죄의 증거를 수집하고 분석해야 합니다. 수사가 진행되면 피의자를 입건 및 체포, 구속하며, 수사가 끝나고 죄가 있다고 생각되면 사건에 적용할 규정이나 기타 법적 문제를 검토한 뒤 법원에 심판을 요구하고, 판사가 재판을 진행하게 되죠.
극 중 정환(김래원)이 신임 검사 시절 선서를 하며 ‘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 있는 검사,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 따뜻한 검사, 오로지 진실만을 따라가는 공평한 검사’ 등을 이야기하며 검사로서의 올바른 길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는데요, 검사는 사회의 정의를 실현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사명감이 투철해야 합니다.
검사가 되려면 일반 4년제 대학 이상의 학력을 소지한 사람이 LEET(법학적성시험), 학부성적(GPA), 외국어 시험, 사회봉사활동 및 면접을 거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입학하여 3년간 공부하고 시험에 합격해야 합니다.
3) 전문비서 (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 김현주)
과거에 비서는 커피나 차를 타고 스케줄을 조정하는 등의 간단한 업무를 진행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사회가 전문화됨에 따라 비서라는 직업도 전문화, 세분화되고 있습니다. 간략하게 말해 비서는 경영자 또는 관리자가 그들 본연의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보좌하는 사람인데요, 비서는 경영자나 관리자의 일정을 관리하고, 외부와의 연락이나 방문객 안내 등의 보좌 업무를 전담합니다. 또한, 상사의 업무 수행에 도움이 될 만한 자료를 정리하거나 필요한 문서를 작성하고, 대내외 행사를 준비하거나 외부 행사에 동행하기도 하는데, 비서의 업무는 기업의 규모, 보좌하는 상사의 직급, 근무하는 장소, 업무에 대한 전문성 등에 따라 다르지만 크게 전문 비서와 일반 비서로 구분됩니다.
비서가 되려면 일반적으로 전문 대학 졸업 이상의 학력이 요구되며, 대기업이나 외국계 회사에서는 4년제 대학교 정도의 교육을 받은 사람을 채용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정보 및 사무 관리에 대한 전문 지식과 워드 프로세서, 엑셀 등의 컴퓨터 활용 능력과 어학 실력을 갖추면 취업에 유리하며, 외국계 기업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관련 언어로 문서 작성과 회화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영화 속 이색 직업
1) 조향사 (영화 <설해> 이영아)
단순히 말해 조향사는 향기를 만드는 사람입니다. 향이라고 하면 향수만을 떠올리기 쉬운데, 방향제나 탈취제는 물론 화장품, 샴푸, 치약, 음료, 과자 등에 첨가된 독특한 향, 그리고 다양한 용도로 이용되는 향을 만들어 내는 이들 또한 조향사입니다.
조향사는 향료 회사에 입사하거나 화장품 회사, 식품 회사, 향수 회사 등의 향료 관련 부서에 입사하여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조향 교육을 받고 수습 시절을 거쳐 일을 맡게 되는데요, 향과 관련된 직업이기 때문에 뛰어난 후각과 감각이 필요합니다. 천연향료와 합성향료를 조합하여 제품에 향을 입히기 때문에 향 전문 지식이 요구되며, 보지 않고 냄새만 맡고도 어떤 향인지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또 한 가지 향을 제조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므로 인내심과 지구력이 필요합니다. ‘향의 창조자’로서 예술적 감각과 미적 감각, 유행 감각이 뛰어난 사람에게 더욱 적합한 일입니다.
2) 폴리 아티스트 (영화 <어린 왕자> 탁재훈)
폴리 아티스트는 90년대까지 ‘효과맨’, ‘음향효과 제작자’라고 불리던 직업인데요, 간단히 말해 폴리 아티스트는 진짜 같은 소리를 창조하는 영화 음향 분야의 마술사입니다. 이들은 영화 속에서 사람의 목소리와 음악을 제외하고 나오는 모든 소리를 창조해내는 사람입니다. 고기를 굽거나 총을 쏘거나 싸우는 등의 모든 상황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만들어내는 게 이들의 일이죠. 말 그대로 아티스트라고 말할 정도로 일의 성격상 상당히 창조적이고 다양한 아이디어가 필요한 직업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소리를 잘 만들어 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작품의 전체적인 콘셉트를 이해하고 작품 안에서 연기자의 감정적 혹은 행동적 상황을 분석해 그에 맞는 소리를 제공해야 합니다. 폴리아티스트가 창조해 낸 소리는 영화 관객들이 영화 장면을 실감하며 몰입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폴리 아티스트의 작업은 영화 제작 과정 가운데 가장 마지막 단계여서 영화 개봉일까지 차질 없이 작업을 완료해야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도 상당하다고 합니다. 폴리 아티스트는 소리를 창조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소리를 경험하고 기억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경험하기 어려운 소리나 없는 소리를 창조해내는 일도 빈번하여서 상상력과 창의력도 매우 중요한 항목입니다. 또 정해진 기간 내에 완벽한 소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 밤샘 작업을 많이 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기 때문에 직업에 대한 열정과 이를 이겨낼 수 있는 의지도 필요합니다.
폴리 아티스트는 우리나라에서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직업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사람은 아직까지 10명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외국에서는 폴리 아티스트 영역이 확실하게 자리매김을 했고 실제로 많은 사람이 폴리 아티스트로 활동 중이라고 합니다.
3) 음악 심리치료사 (영화 <어바웃어보이> 휴그랜트)
음악 심리치료사는 음악 치료 방법을 통해 개인의 정신적, 신체적, 정서적 이상 상태를 복원하고 유지하거나 향상하는 역할을 합니다. 대부분 심리학을 바탕으로 하고 음악을 매개로 치료를 수행하므로 심리학적 지식과 음악적 지식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일반인들보다 애정을 더욱 필요로 하는 환자들을 상대하는 일이므로 타인을 이해하는 따뜻한 마음이 바탕에 깔려 있어야 하는데요, 장애아 등과 협력하여 치료하기 위해서는 외향적인 성격과 적극적인 대인관계 능력이 필요합니다. 정해진 학력은 없지만 석사 학위 과정으로 음악치료 전공이 있으며 사설 음악치료 학원 등에서 음악치료 분야를 배울 수 있고, 이 밖에도 대학의 사회교육원이나 평생교육원 등에서도 음악치료 과정이 개설되어 있습니다.

미디어 속 직업을 바라볼 때 유의해야 할 점
한때 전국적으로 젊은 여성들 사이에 홈 베이킹 열풍이 풀며 ‘파티쉐’라는 직업이 소위 ‘뜨는 직업’으로 주목받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뒤에는 <내 이름은 김삼순>이라는 드라마가 있었습니다. 또 <파스타>라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실제 드라마 속 주인공인 ‘요리사’라는 직업이, <커피 프린스 1호점>이라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바리스타’라는 직업이 주목받기도 했지요. 실제로 미디어 속에 비춰지는 직업의 모습에 따라 해당 직업에 대한 선호도가 갈리고, 해당 직업과 관심도가 올라가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미디어 속 모습만으로 직업을 판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드라마에 나오는 젊은 최고 경영자(CEO)의 모습만 생각해 보더라도 현실과의 차이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이들은 매일 연애가 주된 일과이고, 회사 경영을 하는 모습은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의사 역시 일을 하는 모습보다는 연애하는 모습이 주로 나오는데, 현실 속의 의사는 바빠서 머리도 감지 못한 채 회진을 돌고, 집에는 거의 들어가지 못하는 실정이고요. 뿐만 아니라 드라마에서는 이들이 해당 직업을 갖기 위해 어떤 노력을, 얼마나 했는지 나오지 않습니다.
이렇듯 미디어를 통해 비춰지는 모습은 해당 직업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드라마나 영화는 직업을 상세히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주인공들이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기 위한 배경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즉, 드라마나 영화처럼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정보들은 해당 미디어의 목적(시청률, 흥행률)이나 소비자들의 흥미를 위해서 극화된 직업 캐릭터를 묘사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직업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려면 해당 직업에 대해 객관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디어를 통해 접하게 되는 직업 중 관심이 가는 직업이 있다면, 미디어 속의 모습만 확대하여 생각하기보다는 스스로 해당 직업을 조사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외적으로 보이는 모습 이면에 감춰진 직업의 본질에 대해 깊이 생각하여 자신과의 적합성에 대해 고민해보고, 해당 직업을 갖기 위해 노력해야 할 점 등 현실적인 부분까지 모두 생각해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참고 : 워크넷 직업·진로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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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드라마는 시공간을 뛰어넘어 수많은 정보를 얻게 해주는 재미있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미래 사회의 모습을 예측할 수도 있고, 과거의 모습 또한 추측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이 매체들은 많은 직업 정보들을 접하게 해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본질적으로 허구성을 띌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하고 극화된 직업의 이미지에서 현실을 바로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다가 관심이 가는 직업을 발견했다면 해당 직업을 직접 조사하고 깊이 탐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일시적으로 관심이 가는 직업이 아니고, 자신이 원하는 일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면, 해당 직업을 얻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꼼꼼하게 살펴본 후 도전하기를 바랍니다!